인문 고전 강의/고문진보

14-2.師說,原人-韓愈

벽암거사 2026. 1. 11. 10:16

〈모영전〉은 당나라 문인 한유가 지은 산문으로, 겉으로는 ‘모영’이라는 인물의 전기를 서술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붓을 의인화하여 현실 정치와 문인의 처지를 풍자한 글이다. 작품은 다섯 단락으로 전개된다.

 

첫째와 둘째 단락에서는 모영의 가계와 출신을 서술한다. 모영은 중산 사람이며, 그 선조는 우임금을 도와 공을 세워 봉해졌다고 한다. 이는 정통 사서의 전기 형식을 모방한 서술로, 붓의 산지와 기원을 과장된 역사 이야기로 꾸민 것이다. ‘중산’은 붓털의 산지이고, 공으로 봉해졌다는 설정은 붓 재료의 귀함을 상징한다. 처음에는 실제 인물의 전기처럼 보이지만, 점차 붓의 이야기임이 드러나면서 해학과 풍자가 형성된다.

 

셋째와 넷째 단락에서는 모영이 총명하고 기억력이 뛰어나 황제의 총애를 받는 과정과, 직언으로 인해 배척되는 과정을 그린다. ‘강기’와 ‘찬록’은 붓의 기록 기능을 의인화한 표현이며, ‘중서군’이라는 호칭은 궁중 문서 작성에 쓰이던 붓을 가리킨다. 모영이 황제 곁에서 중용되다가 멀어지는 모습은 필요할 때는 쓰고 불편해지면 버리는 권력의 속성을 풍자한다. 특히 “진충은 단지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라는 대목은 아첨을 충성으로 여기는 정치 현실을 비판하는 작품의 핵심이다. 여기서 모영은 붓이면서 동시에 직언하는 신하, 나아가 한유 자신의 분신이라 할 수 있다.

 

다섯째 단락에서는 모영이 태산에 묻혀 다시 쓰이다가 끝내 닳아 버려지는 결말이 제시된다. 태산은 상징적 권위를 지닌 장소이지만, 동시에 붓이 제사나 문서 작성에 사용되는 공간을 암시한다. 붓이 닳아 없어지는 것은 사물의 자연스러운 소모이면서도, 문인의 재능이 권력에 의해 소비되고 폐기되는 현실을 상징한다. 결국 모영의 일생은 출신, 등용, 직언, 배척, 소모의 과정을 거치며 지식인의 정치적 운명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이 작품은 하나의 대상에 두 가지 의미를 담는 상관(雙關) 기법을 사용하여, 모영을 붓이면서 동시에 문인으로 읽히게 한다. 또한 정사 전기 형식을 패러디하고 사물을 의인화함으로써 해학과 비판을 동시에 실현한다. 따라서 〈모영전〉은 붓의 생애를 빌려 권력과 지식인의 관계를 통찰하고, 직언의 가치를 옹호하며, 문인의 자의식을 드러낸 풍자적 산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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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영의 출신과 조상 (도입부)

毛穎者, 中山人也. 其先明眎, 佐禹治東方土, 養萬物有功, 因封於卯地.

모영자, 중산인야. 기선명시, 좌우치동방토, 양만물유공, 인봉어묘지.

 모영은 중산 땅 사람이다. 그 조상은 '명시(토끼의 별칭)'인데, 우임금을 도와 동방의 땅을 다스리고 만물을 기른 공이 있어

묘(卯, 토끼를 상징하는 방위) 땅에 봉해졌다.

 진나라의 사냥과 모영의 발탁

秦始皇時, 蒙將軍恬 南伐楚, 次中山, 將大獵以懼楚. 召左右庶長與軍尉, 以連山筮之, 得天與人文之兆.

진시황시, 몽장군염 남벌초, 차중산, 장대렵이구초. 소좌우서장여군위, 이연산서지, 득천여인문지조.

진나라 시황제 때, 몽염 장군이 남쪽으로 초나라를 정벌하러 가다가 중산에 머물렀는데, 크게 사냥을 하여 초나라를 겁주려 했다.

부하들을 불러 '연산(점술서)'으로 점을 치니 '하늘이 사람에게 글(무늬)을 주는 징조'가 나왔다.

 

. 포획과 붓의 탄생

 遂獵, 圍毛氏之族, 拔其豪, 載穎而歸, 獻于章臺宮, 聚其族而加束縛焉.

수렵, 위모씨지족, 발기호, 재영이귀, 헌우장대궁, 취기족이가속박언.

드디어 사냥을 하여 모씨(토끼) 일족을 포위하고, 그중 뛰어난 털을 뽑아 영(穎, 모영)을 수레에 싣고 돌아왔다.

장대궁에 바쳐졌는데, 그 일족을 모아 묶어 놓았다(붓을 만드는 과정을 비유).

 

진시황의 총애와 관직

秦皇帝使恬 賜之湯沐而封諸管城, 號曰管城子. 穎爲人 强記而便敏.

진황제사염 사지탕목이봉제관성, 호일관성자. 영위인 강기이편민.

진시황이 몽염을 시켜 그에게 목욕물(먹물)을 내리게 하고 관성(붓 대를 의미)에 봉하니, '관성자'라 불렀다.

모영은 사람됨이 기억력이 좋고 민첩하였다.

 

 결말: 늙어 버림받음 (풍자)

累拜中書令, 與上益狎. 上嘗呼爲中書君. 穎與絳人陳玄, 弘農陶泓, 及會稽楮先生 友善.

루배중서령, 여상익압. 상상호위중서군. 영여강인진현, 홍농도홍, 급회계저선생 우선.

여러 번 벼슬이 올라 중서령이 되었고, 황제와 더욱 친밀해졌다. 황제는 그를 '중서군'이라 불렀다.

모영은 진현(먹), 도홍(벼루), 저선생(종이)과 함께 친구로 잘 지냈다. (문방사우를 의인화함)

 

 

송맹동야서

1

한유는 만물이 그 내면에 쌓인 것이 평정을 얻지 못할 때 비로소 소리를 낸다는 ‘명(鳴)’의 논리를 통해,

맹교의 삶과 문학적 성취를 필연적인 발현의 과정으로 통찰.

 

작은 물줄기가 결국 큰 강을 이루는 남상(濫觴)의 비유처럼, 비록 시작은 잔을 띄울 만큼 미미할지라도

그 안에는 이미 거대한 흐름으로 나아갈 잠재력이 내포되어 있음을 의미.

즉, 맹교가 겪은 오랜 불우와 침체의 세월은 단순한 고통의 시간이 아니라,

위대한 울림을 잉태하기 위한 근원적인 축적의 단계였던 것입니다.

 

2

이러한 논리는 웅덩이를 다 채운 뒤에야 비로소  나아간다는 맹자의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적 수양론과 궤를 같이.

물이 차오르는 과정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듯이, 인간의 도(道)와 재능 역시 내적인 충실이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외적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

 

 따라서 맹교의 늦은 출사는 세속적인 영달의 획득이라기보다, 오랜 궁핍 속에서 정화된 재능이 더 이상 내면에 머물 수 없게 되어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 필연적인 결과.

 

3

나아가 이러한 울림의 구조는 장자가 설파한 삼뢰(三籟)의 질서와 호응.

만물이 각기 조건을 만나 소리를 내는 ‘지뢰’와 인간의 문장이 내면의 축적을 바탕으로 울려 퍼지는 ‘인뢰’의 차원을 넘어,
그 울림의 시기와 운명을 결정짓는 궁극적인 근거는 결국 천뢰(하늘)에 닿아 있다.

한유가 맹교의 명이 국가의 성쇠를 노래할지 혹은 개인의 불우를 읊조릴지가 하늘에 달렸다고 한 것은 바로 이 지점.

 

4

결국, 한유가 바라본 군자의 진정한 성취란 외적인 지위의 선후나 높낮이에 있는 것이 아님.

그것은 내면의 도학이 충분히 쌓여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스스로를 울려 세상과 공명하는 것에 있으며,

맹교의 삶과 시는 바로 그러한 내적 축적과 자연스러운 발현이 만난 전형적인 모습.

 

=

만물이 그 속에 쌓인 것이 평정을 얻지 못하면 반드시 소리를 낸다고 하여, ‘명(鳴)’을 내면에 축적된 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필연적 발현으로 보았다. 이러한 명의 논리는 작은 근원에서 비롯된 물줄기가 마침내 큰 강을 이루는 남상(濫觴)의 비유와 서로 통한다.

처음에는 잔을 띄울 만한 미세한 물길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이미 거대한 흐름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듯이,

맹교가 겪은 오랜 불우와 침체의 세월 또한 울림을 잉태한 근원적 축적의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는 학문과 덕이 충분히 차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맹자의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의 수양론과도 일치하는데,

물이 웅덩이를 채운 뒤에야 다음 단계로 나아가듯 인간의 도와 재능 역시 내적 충실이 이루어진 뒤에야 외적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맹교의 늦은 출사는 단순한 현실적 영달의 획득이 아니라, 오랜 궁핍 속에서 축적된 도와 재능이 충만해져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울려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명의 구조는 장자가 말한 천뢰·지뢰·인뢰의 삼중 구조와도 서로 호응한다.

만물이 각기 조건을 만나 스스로 소리를 내는 것은 지뢰의 차원이며,

인간의 언어와 문장이 내면의 축적을 바탕으로 울려 나오는 것은 인뢰의 차원이다.

그러나 그 울림이 가능하도록 때와 운명을 부여하는 궁극의 근거는 천뢰에 해당한다.

한유가 맹교의 명이 위로는 국가의 성세를 노래하게 될지, 아니면 궁핍 속에서 자신의 불우를 울리게 될지를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한 것은 바로 이 천뢰의 차원을 가리킨다.

 이처럼 남상이 보여 주는 근원의 잠재성, 영과이후진이 말하는 충만의 과정,

삼뢰가 드러내는 존재의 울림 구조는 모두 내적 축적이 때를 만나 자연스럽게 밖으로 발현된다는 동일한 원리를 공유한다.

 

결국 한유가 말한 군자의 성취란 외적 지위의 선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도와 덕이 충분히 쌓여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게 될 때 스스로 울려 나오는 데 있으며,

맹교의 삶과 시는 바로 그러한 축적과 발현의 전형적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맹교(동야)가 오랜 빈곤과 불우 속에서 지내다가 늦게 벼슬을 얻어  하양현위로 떠나게 되자 써준 글.

鳴(명)” = 울림은 단순한 자연의 소리가 아니라

재능이 있지만 불우했던 맹교의 삶,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선비의 울음, 때를 만나 비로소 소리를 내는 존재

를 바탕으로 나온 것입니다.

 

한유(韓愈)의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에 나타난 ‘명(鳴)’의 철학은 사물의 물리적 현상에서 시작하여 인간의 문학적 실천과 역사의 시대정신으로 확장되는 중층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장자의 ‘삼뢰(三籟)’ 개념과 연결하여 서술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존재론적 출발: 불평즉명(不平則鳴)과 지뢰(地籟)

한유는 모든 소리의 근원을 ‘부득기평(不得其平)’, 즉 사물이 평형을 잃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반응으로 규정합니다. 바람이 불어 초목이 흔들리고 구멍에 부딪쳐 소리가 나는 것은 장자가 말한 지뢰(地籟), 즉 자연의 사물이 외부 자극에 응답하는 물리적 현상과 궤를 같이합니다. 이는 ‘명(鳴)’이 인위적인 조작이 아니라, 존재의 불균형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생명력의 분출임을 의미합니다.

문학의 발생 원리: 불가이(不得已)와 인뢰(人籟)

인간의 언어와 문학 또한 이러한 자연의 원리를 따릅니다. 한유에게 글이란 쓰고 싶어서 쓰는 기교가 아니라, 내면의 절박함이 차올라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부득이(不得已)’**의 상태에서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장자의 **인뢰(인체의 구멍이나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인간의 기운을 빌려 소리를 내듯, 한유는 슬픔(哭)과 즐거움(歌)이라는 인간의 감정이 내면의 필연성을 갖출 때 비로소 진정한 문학적 울림이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작가론의 핵심: 가명(假鳴)과 천뢰(天籟)

한유 문학관의 정수는 **‘택기선명자이가지명(擇其善鳴者而假之鳴)’**에 있습니다. 이는 하늘이 세상의 도(道)나 시대의 기운을 드러내기 위해, 가장 잘 울 수 있는 존재(문인)를 빌려 소리를 낸다는 뜻입니다. 이는 만물이 제각기 자기 소리를 내게 함으로써 우주의 질서를 드러내는 장자의 **천뢰(天籟)**와 맞닿아 있습니다. 즉, 위대한 작가는 개인의 사사로운 목소리를 내는 자가 아니라, 시대와 우주의 울림을 전달하는 성능 좋은 공명판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전개와 문인의 운명

역사 속의 성현들은 각 시대의 모순과 정신을 ‘명(鳴)’으로 대변한 인물들입니다. 요순 시대의 평화로운 울림부터 굴원과 사마천의 비극적인 절규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학적 성취는 개인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늘이 정한 ‘울림의 방식’**에 응답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문학은 형식적 화려함(위진 문학의 폐단)이 아니라, 내면의 생명력과 시대적 필연성이 결합한 **‘살아있는 울림’**이어야 합니다.

한유의 ‘명(鳴)’은 단순한 수사학적 표현을 넘어, 사물의 물리적 반응(지뢰)을 인간의 감성적 표출(인뢰)로 승화시키고, 최종적으로는 시대와 우주의 보편적 질서(천뢰)를 대변하는 문학적 존재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

1.

大凡物不得其平則鳴  草木之無聲 風撓之鳴  水之無聲 風蕩之鳴  其躍也 或激之
대범물부득기평즉명    초목지무성 풍요지명    수지무성 풍탕지명      기약야 혹격지
 무릇 사물은 그 평정을 얻지 못하면 운다. 초목은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흔들면 소리를 내고

 물은 소리가 없으나 바람이 일면 소리를 내며 뛰는 것은 어떤 것이 그것을 치기 때문이고

 

其趨也 或梗之 其沸也 或炙之  金石之無聲 或擊之鳴
기추야 혹경지 기비야 혹자지      금석지무성 혹격지명

달리는 것은 어떤 것이 막기 때문이며 끓는 것은 어떤 것이 달구기 때문이고

금석은 소리가 없으나 두드리면 소리를 낸다

 

 

2

人之於言也 亦然 有不得已者而後言
인지어언야 역연  유부득이자이후언
사람의 말도 또한 그러하여 부득이함이 있은 뒤에 말한다

 

其歌也有思
기가야유사
→ 노래에는 생각이 있고

其哭也有懷
기곡야유회
→ 곡함에는 품은 바가 있다

 

凡出乎口而爲聲者 其皆有弗平者乎  樂也者 鬱於中而泄於外者也
범출호구이위성자 기개유불평자호      악야자 울어중이설어외자야
입에서 나와 소리가 되는 것은 모두 평정을 얻지 못함이 있는 것이다

음악은 속에 맺힌 것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다

 

擇其善鳴者而假之鳴
택기선명자이가지명
→ 잘 우는 것을 골라 그것을 빌려 운다

金石絲竹匏土革木八者 物之善鳴者也
금석사죽포토혁목팔자 물지선명자야
→ 금·석·사·죽·포·토·혁·목 여덟은 잘 우는 사물이다

 

維天之於時也 亦然
유천지어시야 역연
→ 하늘이 때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여

擇其善鳴者而假之鳴
택기선명자이가지명
→ 잘 우는 것을 골라 빌려 운다

以鳥鳴春
이조명춘
→ 새로써 봄을 울리고

以雷鳴夏
이뢰명하
→ 우레로써 여름을 울리며

以蟲鳴秋
이충명추
→ 벌레로써 가을을 울리고

以風鳴冬
이풍명동
→ 바람으로써 겨울을 울린다

四時之相推奪 其必有不得其平者乎
사시지상추탈 기필유부득기평자호
→ 사계절이 서로 밀고 빼앗음에 평정을 얻지 못함이 있는 것이다

 

其於人也 亦然
기어인야 역연
→ 사람에게도 또한 그러하여

人聲之精者爲言
인성지정자위언
→ 사람의 소리 중 정미로운 것이 말이 되고

文辭之於言 又其精者也
문사지어언 우기정자야
→ 문장은 말 가운데 더욱 정미로운 것이다

尤擇其善鳴者而假之鳴
우택기선명자이가지명
→ 더욱 잘 우는 자를 골라 빌려 운다

其在於唐虞 咎陶禹 其善鳴者也
기재어당우 고요우 기선명자야
→ 당우 때에는 고요와 우가 잘 우는 자였고

而假之以鳴
이가지이명
→ 그들을 빌려 울렸으며

夔弗能以文辭鳴 又自假於韶以鳴
기불능이문사명 우자가어소이명
→ 기는 문사로 울지 못하여 소 음악을 빌려 울렸고

夏之時 五子以其歌鳴
하지시 오자이기가명
→ 하나라 때에는 오자가 노래로 울렸고

伊尹鳴殷
이윤명은
→ 이윤은 은나라를 울렸으며

周公鳴周
주공명주
→ 주공은 주나라를 울렸다

凡載於詩書六藝 皆鳴之善者也
범재어시서육예 개명지선자야
→ 시서육예에 실린 것은 모두 잘 운 것이다

 

周之衰 孔子之徒鳴之
주지쇠 공자지도명지
→ 주나라가 쇠하자 공자의 무리가 울렸고

其聲大而遠
기성대이원
→ 그 소리는 크고 멀리 퍼졌다

天將以夫子爲木鐸
천장이부자위목탁
→ 하늘이 장차 공자를 목탁으로 삼으려 한다

莊周以其荒唐之辭鳴於楚
장주이기황당지사명어초
→ 장주는 황당한 말로 초나라에서 울렸고

屈原以楚亡鳴
굴원이초망명
→ 굴원은 초나라의 멸망으로 울렸다

孟軻荀卿 以道鳴者也
맹가순경 이도명자야
→ 맹자와 순자는 도로 운 자들이다

楊朱墨翟管夷吾晏嬰老聃申不害韓非愼到田騈鄒衍尸佼孫武張儀蘇秦之屬 皆以其術鳴
양주묵적관이오안영노담신불해한비신도전병추연시교손무장의소진지속 개이기술명
→ 이들은 모두 그 학술로 울렸다

秦之興 李斯鳴之
진지흥 이사명지
→ 진나라의 흥성은 이사가 울렸고

漢之時 司馬遷相如揚雄 最其善鳴者也
한지시 사마천상여양웅 최기선명자야
→ 한나라 때에는 사마천·상여·양웅이 가장 잘 울렸다

 

魏晉氏 鳴者不及於古
위진씨 명자불급어고
→ 위진 때에는 운 자가 옛사람에 미치지 못했으나

然亦未嘗絶也
연역미상절야
→ 또한 끊어진 적은 없었다

其聲淸以浮
기성청이부
→ 그 소리는 맑고 가볍고

其節數以急
기절삭이급
→ 가락은 잦고 급하며

其辭淫以哀
기사음이애
→ 말은 음란하고 슬프며

其志弛以肆
기지해이사
→ 뜻은 늘어지고 방자하다

其爲言也亂雜而無章
기위언야난잡이무장
→ 말은 어지럽고 법도가 없다

將天醜其德莫之顧邪
장천추기덕막지고야
→ 하늘이 그 덕을 미워하여 돌아보지 않는 것인가

何爲乎不鳴其善鳴者也
하위호불명기선명자야
→ 어찌 잘 우는 자로 울리지 않는가

 

唐之有天下 陳子昻蘇源明元結李白杜甫李觀 皆以其所能鳴
당지유천하 진자앙소원명원결이백두보이관 개이기소능명
→ 당나라에서는 이들이 각자의 재능으로 울렸다

 

孟郊東野 始以其詩鳴
맹교동야 시이기시명
→ 맹교는 시로 울기 시작하여

其高出晉魏 不懈而及於古
기고출진위 불해이급어고
→ 진위보다 높아 쉬지 않고 옛사람에 이르렀고

李翶張籍 其尤也
이오장적 기우야
→ 이오와 장적이 더욱 뛰어났다

三子者之鳴 信善鳴矣
삼자자지명 신선명의
→ 세 사람의 울림은 참으로 훌륭하다

 

抑不知天將和其聲而使鳴國家之盛邪
억부지천장화기성이사명국가지성야
→ 하늘이 그 소리를 조화시켜 나라의 성대를 울리게 할 것인가

抑將窮餓其身思愁其心腸而使自鳴其不幸邪
억장궁아기신사수기심장이사자명기불행야
→ 궁핍하게 하여 스스로 불행을 울리게 할 것인가

三子者之命則懸乎天矣
삼자자지명즉현호천의
→ 세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 달려 있다

 

3

其在上也奚以喜 其在下也奚以悲  東野之役於江南也 有若不懌然者  吾道其命於天者以解之
기재상야해이희  기재하야해이비    동야지역어강남야  유약불역연자      오도기명어천자이해지
위에 있다고 어찌 기뻐하며 아래에 있다고 어찌 슬퍼하랴

동야가 강남으로 가며 기뻐하지 않는 듯하므로 그 운명이 하늘에 있음을 말하여 풀어 준다

 

* “지위의 높고 낮음에 마음을 두지 말고, 하늘의 때를 기다리며 자신의 도(道)를 지켜라.

   지금의 불우함은 오히려 그대 문학의 울림이 된다.” *

=

송궁문<공자의 군자는 고궁으로 연결>

한유가 찬양했던 '고결한 가난의 다섯 귀신(오궁)'이 우리 삶에서 떠나고, 그 반대의 현상(세속적 성공과 영악함)이 들어찼을 때 벌어질 수 있는 풍경을 오궁별로 정리하면 '아름다운 옥'을 내주고 '양 가죽'을 취했을 때 인간의 내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초상이다.

 

지궁(智窮)의 반대: 영악한 처세와 원칙의 상실

지궁이 떠난 자리에는 세속적인 영민함과 기민한 처세술.

당장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고,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며 손해 보지 않는 선택만을 반복.

이는 겉으로 보기엔 유능하고 영리해 보이나, 내면적으로는 정직함이라는 '옥'을 버리고 기회주의라는 '양 가죽'을 취함으로써

결국 자신만의 꼿꼿한 주관과 도덕적 무게감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

 

학궁(學窮)의 반대: 도구화된 지식과 사유의 빈곤

학궁이 사라지면 진리를 탐구하던 순수한 열정 대신, 오직 신분 상승이나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부'만 남음.

깊이 있는 성찰이나 내면의 성장은 뒷전이 되고, 화려한 학위나 자격증 같은 겉껍데기에만 집착.

배부른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를 지향하는 삶으로,

지식은 풍부할지 모르나 삶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는 메말라버리는 현상

 

문궁(文窮)의 반대: 곡학아세(曲學阿世)와 영혼 없는 문장

문궁이 떠나고 나면 시대를 꾸짖고 진실을 기록하던 서슬 퍼런 필력은 사라짐.

대신 대중의 비위를 맞추거나 권력에 아부하는 화려하고 매끄러운 글들이 그 자리를 채움.
자신의 신념을 담기보다 '팔리는 글'이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을 쓰게 되면서,

문장은 화려해질지언정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진정성과 역사에 남을 불멸의 힘은 잃게 됨.

 

명궁(命窮)의 반대: 안일한 평탄함과 정신적 나약함

명궁이 사라진 삶은 고난이나 유배 같은 시련 없이 오직 평탄하고 안락한 길로만 이어짐.

시련이 없으니 좌절할 일도 없지만, 동시에 거친 비바람을 견디며 단단해지는 나무처럼 영혼이 단련될 기회도 사라짐.

작은 역경에도 쉽게 무너지는 나약한 정신을 갖게 되며, 고통을 통해 얻는 깊은 통찰이나 하늘의 뜻을 묻는 간절함이 거세된 채

그저 안온한 일상에 매몰

 

교궁(交窮)의 반대: 얕은 인맥과 고독의 결여

교궁이 떠난 자리는 수많은 사람과의 화려한 사교 모임과 인맥 쌓기로 북적.

하지만 그 관계의 중심에는 '이익'과 '과시'가 있을 뿐, 영혼을 나누는 진정한 교류는 희미.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끊임없이 타인과의 만남에 집착하게 되며,

결국 사람 속에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 및 성현들과 대화하는 법을 잊어버리는 '군중 속의 고독'에 빠짐.

 

 오궁이 떠난 삶은 물질적으로는 풍족하고 사회적으로는 화려할지 모르나,

한유가 그토록 경계했던 도(道)를 버리고 맹목적으로 부귀영화만을 좇는 세속적 삶의 전형이됨.

오늘날 '머니러시' 속에서 얻으려 하는 것이 혹시 오궁을 내쫓고 얻은 '양 가죽'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제악어문

악어는 떠나고, 물은 흐른다

00 계곡은 한때 누구나 발을 담글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평상과 천막,

각종 시설이 들어섰고, 물길은 점점 좁아졌다. 계곡은 모두의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일부의 공간이 되어 있었다.

 

〈제악어문〉에서 한유는 조주의 자사로 부임해 악어에게 떠나라고 명한다. 이곳은 천자의 명이 미치는 땅이며 백성이 살아가는 터전이니 함께할 수 없다고 말한다. 기한을 주고 물러날 길을 열어 주지만, 끝내 따르지 않으면 토벌하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단순한 짐승 퇴치가 아니라, “나는 이곳을 지키는 사람이다”라는 책임의 다짐이다.

 

계곡 정비 역시 비슷하다.

불법 시설을 철거하고 사적으로 점유된 공간을 되돌리는 일은 갈등을 동반한다.

오래된 생계와 관행이라는 이유로 반발도 따른다. 그러나 질문은 분명하다. 이 계곡은 누구의 것인가.

 

〈제악어문〉의 악어는 공동체의 질서를 침해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자사는 변방의 작은 고을에서 왕명을 받은 관리로서 백성을 지키지 않는 것은 수치라 여긴다.

계곡 정비도 마찬가지다. 설득과 유예를 거친 뒤 이루어지는 행정 집행은 공간을 모두에게 돌려주기 위한 선택이다.

정비가 끝난 뒤  공공의 자리가 회복될 때 비로소 자연도, 사람도 함께 숨 쉰다는 것을.

 

=

維年月日(유년월일),潮州刺史韓愈(조주자사 한유),使軍事衙推秦濟(사군사아추 진제),
모년 모월 모일에 조주 자사 한유가 군사아추 진제를 시켜

以羊一豬一投惡溪之潭水(이양일저 일투악계지담수),以與鱷魚食(이여악어식),而告之曰(이고지왈):
양 한 마리와 돼지 한 마리를 악계의 깊은 물에 던져 악어에게 먹이로 주고 이렇게 고하였다.

昔先王既有天下(석선왕기유천하),列山澤(열산택),罔繩擉刃(망승촉인),
옛날 선왕이 이미 천하를 차지하자 산과 못을 정리하고 그물과 칼을 사용하여

以除蟲蛇惡物為民害者(이제충사악물위민해자),驅而出之四海之外(구이출지사해지외)。
백성에게 해가 되는 벌레와 뱀 같은 악한 것들을 제거하여 사해 밖으로 쫓아냈다.

及後王德薄(급후왕덕박),不能遠有(불능원유),
후대 임금은 덕이 박하여 먼 지방까지 차지하지 못하여

則江漢之間(즉강한지간),尚皆棄之以與蠻夷楚越(상개기지이여만이초월),
장강과 한수 사이의 땅도 오히려 버려 만이와 초·월에게 내주었으니

況潮嶺海之間(황조령해지간),去京師萬里哉(거경사만리재)?
하물며 수도에서 만 리나 떨어진 영해 사이의 조주야 어떠했겠는가?

鱷魚之涵淹卵育於此(악어지함엄난육어차),亦固其所(역고기소)。
악어가 이곳에 잠겨 알을 낳고 자라는 것도 본래 그럴 만한 일이었다.

今天子嗣唐位(금천자사당위),神聖慈武(신성자무),四海之外(사해지외),六合之內(육합지내),皆撫而有之(개무이유지),
지금의 천자는 당의 황위를 이어 신성하고 인자하고 용감하여 천하를 모두 다스리고 있으니

況禹跡所揜(황우적소엄),揚州之近地(양주지근지),刺史縣令之所治(자사현령지소치),
하물며 우임금의 자취가 미친 양주 가까운 땅으로 자사와 현령이 다스리는 곳이며

出貢賦以供天地宗廟百神之祀之壤者哉(출공부이공천지종묘백신지사지양자재)?
공물과 세금을 바쳐 천지와 종묘와 여러 신의 제사를 받드는 땅이 아니겠는가?

鱷魚其不可與刺史雜處此土也(악어기불가여자사잡처차토야)。
그러니 악어는 자사와 함께 이 땅에 섞여 살 수 없다.

刺史受天子命(자사수천자명),守此土(수차토),治此民(치차민),
자사는 천자의 명을 받아 이 땅을 지키고 백성을 다스리는데

而鱷魚睒然不安溪潭(이악어섬연불안계담),據處食民畜熊豕鹿獐(거처식민축웅시록장),
악어는 눈을 부릅뜨고 시내와 못에 편안히 있지 않고 영역을 차지하여 백성의 가축을 잡아먹고

以肥其身(이비기신),以種其子孫(이종기자손),與刺史抗拒(여자사항거),爭為長雄(쟁위장웅)。
몸을 살찌우고 새끼를 번식하며 자사에게 맞서 우두머리가 되려 한다.

刺史雖駑弱(자사수노약),亦安肯為鱷魚低首下心(역안긍위악어저수하심),伈伈見見(심심현현),
자사가 비록 둔하고 약하더라도 어찌 악어에게 머리를 숙이고 두려워하며

為民吏羞(위민리수),以偷活於此耶(이투활어차야)?
백성과 관리들의 수치가 되면서 구차하게 살겠는가?

且承天子命以來為吏(차승천자명이래위리),固其勢不得不與鱷魚辯(고기세부득불여악어변)。
또 천자의 명을 받고 와서 관리가 되었으니 형편상 악어와 따지지 않을 수 없다.

鱷魚有知(악어유지),其聽刺史言(기청자사언):
악어에게 지각이 있다면 자사의 말을 들어라.

潮之州(조지주),大海在其南(대해재기남)。
조주에는 큰 바다가 남쪽에 있다.

鯨鵬之大(경붕지대),蝦蟹之細(하해지세),無不容歸(무불용귀),以生以食(이생이식),
고래와 붕새 같은 큰 것부터 새우와 게 같은 작은 것까지 돌아가 살고 먹지 못함이 없으니

鱷魚朝發而夕至也(악어조발이석지야)。
악어도 아침에 떠나면 저녁에 도착할 수 있다.

今與鱷魚約(금여악어약),盡三日(진삼일),其率醜類(기솔추류),南徙於海(남사어해),以避天子之命吏(이피천자지명리)。
이제 악어와 약속하니 사흘 안에 무리를 거느리고 남쪽 바다로 옮겨 천자의 명을 받은 관리를 피하라.

三日不能(삼일불능),至五日(지오일);五日不能(오일불능),至七日(지칠일);
사흘 안에 못하면 닷새까지, 닷새 안에 못하면 이레까지 기다리겠다.

七日不能(칠일불능),是終不肯徙也(시종불긍사야),是不有刺史聽從其言也(시불유자사청종기언야)。
이레가 되어도 옮기지 않으면 끝내 옮기지 않으려는 것이며 자사를 무시하는 것이다.

不然(불연),則是鱷魚冥頑不靈(즉시악어명완불령),刺史雖有言(자사수유언),不聞不知也(불문불지야)。
그렇지 않다면 이는 악어가 어리석어 자사의 말을 들어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夫傲天子之命吏(부오천자지명리),不聽其言(불청기언),不徙以避之(불사이피지),
무릇 천자의 명을 받은 관리를 업신여기고 그 말을 듣지 않으며 옮겨 피하지 않는 것과

與冥頑不靈而為民物害者(여명완불령이위민물해자),皆可殺(개가살)。
어리석어 백성과 만물에 해를 끼치는 것은 모두 죽일 수 있다.

刺史則選材技吏民(자사즉선재기리민),操強弓毒矢(조강궁독시),以與鱷魚從事(이여악어종사),
자사는 재주 있는 관리와 백성을 뽑아 강한 활과 독화살을 가지고 악어와 싸워

必盡殺乃止(필진살내지)。
반드시 다 죽이고서야 그만둘 것이다.

其無悔(기무회)!
후회하지 말라!

 

 

 진학해(進學解)<진학해(進學解)>

 

는 의문을 해석하다. 학문에 나아감에 스승과 제자의 갈등상황을 묘사, 그래서 스승인 한유가 제자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풀이하는 형식으로 이해.

제자들에게 학문에 열심히 하라.관리들이 제대로 등용 그런 걱정하지마라.

선생님은 학문정진에 힘쓰셨다.유학에 대한 노력도 대단하시다.

선생님의 문장은 그 옛날 선대를 능가할 정도로 훌륭하시다.

그런데 공적으로 신뢰받지 못하고 가정을 건사하지도 못하고 공직에서는 쫒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공부에 전념하라고요.

선생이 이르기를 대목은 들보로 소목은 서까래로 이는 목수의 몫이다.

학자는 오로지 수양과 학문정진에 힘쓰면 된다. 채용여부는 운명이다.

 

 

1.

 

 

진학해(進學解)-한유(韓愈)

진학해(進學解)-한유(韓愈) 진학해-한유(韓愈) 國子先生(국자선생) : 국자선생이 晨入太學(신입태학) :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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業精于勤(업정우근) : “학업은 부지런한 데서 정진되고

荒于嬉(황우희) : 노는 데서 황폐해진다

行成于思(행성우사) : 행실은 생각하는 데서 이루어지고

毁于隨(훼우수) : 마음대로 하는 데서 허물어진다

 

方今聖賢相逢(방금성현상봉) 지금 성군과 현명한 재상이 서로 만나

治具畢張(치구필장) 법령을 고루 펼쳐

拔去凶邪(발거흉사)  흉악하고 사악한 무리들은 제게해내고

登崇俊良(등숭준량) 영준한 인재들을 등용하여 우대하고 있다

 

占小善者(점소선자) : 조그만 장기라도 가진 자는

率以錄(솔이록) : 모두 수록되고

名一藝者(명일예자) : 한 가지 재주라도 이름이 난 자는

無不庸(무불용) : 쓰이지 않음이 없다

爬羅剔抉(파라척결) : 손톱으로 긁어내고 그물질하기도 하고 척결하기도 하여

刮垢磨光(괄구마광) : 때를 닦아내고 문질러 광을 내듯이 하고 있다

蓋有幸而獲選(개유행이획선) : 대개 요행으로 선택된 자도 있겠지만

孰云多而不揚(숙운다이불양) : 누가 재주는 많은데 드날려지지 않았다고 하겠는가?

諸生(제생) : 제군들은

 

業還不能精(업환불능정) 학업이 정진되지 않음을 근심할 것이지

無患有司之不明(무환유사지불명)  관리가 현명하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고

行患不能成(행환불능성) 행실이 완성되지 못함을 근심할 것이지

無患有司之不公(무환유사지불공)  관리가 공정하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라.

 

2.

言未旣(언미기) : 말을 마치기도 전에

有笑于列者曰(유소우열자왈) : 열중에서 웃는 자가 있었는데 말하기를

先生欺余哉(선생기여재) : “선생님은 저희를 속이시는군요

弟子事先生(제자사선생) : 제자로서 선생님을 섬긴 지 지금까지

于玆有時矣(우자유시의) : 이제 오래되었습니다

 

先生口不絶吟於六藝之文(선생구불절음어육예지문) 선생님은 입으로는 끊이지 않고 육예의 문장을 읊조리셨고

手不停披於百家之編(수부정피어백가지편)  손으로는 쉴 새없이 백가의 책을 펼치고 계셨습니다

記事者必提其要(기사자필제기요)  사실을 기록한 것은 반드시 요점을 파악하셨고

纂言者必鉤其玄(찬언자필구기현)  사상을 기록한 것은 반드시 현묘한 이치를 규명하셨습니다

 

貪多務得(탐다무득) : 많은 것을 바라고 얻기를 힘쓰시며

細大不捐(세대불연) : 적은 것 큰 것 할 것 없이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焚膏油以繼晷(분고유이계귀) : 기름을 태워 낮을 이어

恒兀兀以窮年(항올올이궁년) : 항상 쉬지 않고 한 해를 보내셨습니다

先生之業(선생지업) : 선생님의 학업은

可謂勤矣(가위근의) : 부지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觝排異端(저배이단) : 이단을 배척하고

攘斥佛老(양척불노) : 부처와 노자의 사상을 물리치셨고

補苴罅漏(보저하루) : 틈과 새는 곳을 보완하셨고

張皇幽眇(장황유묘) : 오묘한 이치를 확대하여 밝히셨습니다

尋墮緖之茫茫(심타서지망망) : 희미하게 쇠퇴한 서업을 찾아

獨旁搜而遠紹(독방수이원소) : 홀로 널리 뒤져 멀리 이었습니다

障百川而東之(장백천이동지) : 온갖 냇물을 막아 동쪽으로 흐르게 하고

廻狂瀾於旣倒(회광란어기도) : 이미 엎어진 데서 세 찬 물결을 회복시켰습니다

先生之於儒(선생지어유) : 선생님은 유자로서

可謂勞矣(가위노의) : 노고를 다하셨다고 할 만 합니다

 

3.

沈浸醲郁(심침농욱) : 훌륭하고 아름다운 글에 푹 젖어서

含英咀華(함영저화) : 그 묘미를 머금고 씹으며

作爲文章(작위문장) : 문장을 지으니

其書滿家(기서만가) : 저서가 집에 가득합니다

上規姚姒渾渾無涯(상규요사혼혼무애) : 위로는 순임금과 우임금 때의 한없이 큰 문장,

周誥殷盤(주고은반) : 주서의 고와 상서의 반경은

佶屈聱牙(길굴오아) : 문장이 읽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글,

春秋謹嚴(춘추근엄) : <춘추>의 근엄한 문장,

左氏浮誇(좌씨부과) : <좌전>의 허식적이고 과장된 문장,

易奇而法(역기이법) : <역경>의 기이하면서도 법식에 맞는 문장,

詩正而葩(시정이파) : <시경>의 바르고 아름다운 문장을 본받으셨습니다

下逮莊騷(하체장소) : 아래로는 <장자>와 <이소>,

太史所錄(태사소록) : 사마천의 <사기>,

子雲相如(자운상여) : 양웅과 사마상여의

同工異曲(동공이곡) : 공교함은 같으나 취향이 다른 문장에까지 미치셨습니다

先生之於文(선생지어문) : 선생님은 문장에

可謂閎其中(가위굉기중) : 내용을 넓히고

而肆其外矣(이사기외의) : 표현을 자유롭게 하셨다고 할 만합니다.

 

少始知學(소시지학) 어려서부터 학문을 알기 시작하여

勇於敢爲(용어감위) 행하는데 용감하셨고

長通於方(장통어방) 바른 도리에 통달하셔서

左右具宜(좌우구의)  좌우 모든 일이 합당합니다

先生之於爲人(선생지어위인) 선생님은 사람됨에 있어서

可謂成矣(가위성의)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然而公不見信於人(연이공불견신어인) 그러나 공적으로는 남에게 신임 받지 못하고

私不見助於友(사불견조어우) 사적으로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跋前疐後(발전체후)  앞으로 가도 넘어지고 뒤로 가도 자빠지며

動輒得咎(동첩득구) 움직이면 곧 허물을 얻게 됩니다

 

暫爲御史(잠위어사) : 잠시 어사가 되었다가

遂竄南夷(수찬남이) : 마침내 남쪽 오랑캐 지방으로 유배되고

三年博士(삼년박사) : 삼년 동안 박사로 계셨지만

冗不見治(용불견치) : 한 일 없이 아무 치적도 보일 수 없었습니다

命與仇謀(명여구모) : 운명은 원수와 모의하였으니

取敗幾時(취패기시) : 실패한 적이 몇 번 입니까

 

冬暖而兒號寒(동난이아호한) 겨울이 따뜻해도 아이들은 춥다고 울부짖고

年登而妻啼飢(년등이처제기)  풍년이 들어도 사모님께서는 배고파 우셨으며

頭童齒豁(두동치활)  머리가 벗겨지고 이도 빠지셨으니

竟死何裨(경사하비)  마침내 죽으면 무슨 보람이 있게 되겠습니까

不知慮此(부지려차)  이것을 생각할 줄 모르시고 도리어

而反敎人爲(이반교인위) 남들에게 교훈을 하시는 것입니까

 

5.

先生曰(선생왈) : 선생이 말하였다

吁子來前(우자래전) : 아! 자네 앞으로 오게

 

夫大木爲杗(부대목위망)  무릇 큰 나무는 들보가 되고

細木爲桷(세목위각) 가는 나무는 서까래가 되며

各得其宜(각득기의) 각기 마땅함을 얻어

以成室屋者(이성실옥자) 집을 이루는 것은

匠氏之功也(장씨지공야) 목수의 공이라네

 

玉札丹砂(옥찰단사) : 옥찰, 단사,

赤箭靑芝(적전청지) : 적전, 청지나

牛溲馬勃(우수마발) : 소 오줌과 말의 똥이나

敗鼔之皮(패고지피) : 찢어진 북의 가죽을

俱收幷蓄(구수병축) : 모두 거두어 저축해 놓고

待用無遺者(대용무유자) : 쓰일 때를 기다려 버리는 일이 없는 것은

醫師之良也(의사지량야) : 의사의 현명함이로다

登明選公(등명선공) : 벼슬의 등용이 공명하고 선발이 공정하며

雜進巧拙(잡진교졸) : 잘난 자와 못난 자를 뒤섞어 관직에 나아가게 하고

紆餘爲姸(우여위연) : 재능이 풍부하여 여유 작작한 자를 훌륭하다고 하고

卓犖爲傑(탁락위걸) : 탁월한 자를 준걸이라 하는데

較短量長(교단양장) : 장단점을 비교하고 헤아려

惟器是適者(유기시적자) : 능력에 적합하도록 임영하는 것은

宰相之方也(재상지방야) : 재상의 도리이다

 

6.

昔者孟軻好辯(석자맹가호변) : 옛날에 맹자는 변론을 좋아하여

孔道以明(공도이명) : 공자의 도를 밝혔으나

轍環天下(철환천하) : 수레를 타고 천하를 돌아다니다

卒老于行(졸노우행) : 마침내 길에서 죽었다

荀卿守正(순경수정) : 순자는 바른 도리를 지켜

大論是弘(대론시홍) : 위대한 언론을 흥성시켰으나

逃讒于楚(도참우초) : 참소를 피해 초나라로 도망하였다가

廢死蘭陵(폐사난능) : 난릉에서 죽었다

是二儒者(시이유자) : 이 두 유가는

吐詞爲經(토사위경) : 말을 뱉으면 경전이 되고

擧足爲法(거족위법) : 일거일동이 법도가 되었으니

絶類離倫(절류이륜) : 범상한 무리를 떠나

優入聖域(우입성역) : 성역에 들어섰지만

其遇於世何如也(기우어세하여야) : 세상에서의 조우는 어떠하였는가

 

今先生(금선생) 지금 나는

學雖勤(학수근)  학업은 부지런히 하지만

而不繇其統(이불요기통) 도통을 계승하지 못했고

 

言雖多(언수다) : 말은 많지만

而不要其中(이불요기중) : 중심을 체득하지 못했고

文雖奇(문수기) : 문장은 비록 기이하지만

而不濟於用(이불제어용) : 세상에 쓰이지 않고

行雖修(행수수) : 행실은 닦아졌지만

而不顯於衆(이불현어중) : 여러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猶且月費俸錢(유차월비봉전) 오히려 달마다 봉급만 낭비하고

歲靡廩粟(세미름속) 해마다 창고 속의 곡식을 소비하고 있다

子不知耕(자부지경)  아들은 농사지을 줄을 모르고

婦不知織(부부지직) 부인은 베를 짤 줄 모른다

乘馬從徒(승마종도) 게다가 말을 타고 종자를 따르게 하며

安坐而食(안좌이식)  편안히 앉아서 밥을 먹고 지낸다

 

踵常途之役役(종상도지역역) : 애쓰면서 평범한 길을 따라가며

窺陳編以盜竊(규진편이도절) : 옛날 책이나 보고 훔치는 짓을 하고 있다

然而聖主不加誅(연이성주불가주) : 그러나 성명하신 천자께서는 벌주지 않으시고

宰臣不見斥(재신불견척) : 재상도 배척하지 않으니

茲非幸歟(자비행여) : 이는 다행이 아닌가

動而得謗(동이득방) : 결핏하면 비방을 듣고

名亦隨之(명역수지) : 불명예도 따라 붙고 있으니

投閑置散(투한치산) : 한산한 직분에 처신하는 것이

乃分之宜(내분지의) : 분수에 맞는 일이다

若夫商財賄之有亡(약부상재회지유망) : 만약 재물의 있고 없음을 헤아리고

計班資之崇庳(계반자지숭비) : 지위와 봉록의 높고 낮음이나 계산하면서

忘己量之所稱(망기량지소칭) : 자기 역량에 적합한 자리를 잊고서

指前人之瑕疵(지전인지하자) : 상관의 잘못이나 꼬집고 있다면

是所謂詰匠氏之不以杙爲楹(시소위힐장씨지불이익위영) : 이것은 이른바 말뚝으로 기둥을 삼지 않는다고 목공을 힐난하고

而訾醫師以昌陽引年(이자의사이창양인년) : 의사가 창양으로 수명을 연장시키려 하는 것을 비난하여

欲進其狶苓也(욕진기희령야) : 그 희령을 추천하는 것과 같은 일이니라

 

=

 

한유는 당나라 중기에 태어나 세 살 때 부모를 잃고 형수 정씨의 손에서 성장하였다.

안사의 난 이후 절도사들이 세력을 장악하고 부자 간에 관직을 세습하던 사회적 혼란 속에서

그는 유가 경전을 읽으며 무너진 세도를 바로잡고 나라를 중흥시키겠다는 포부를 키웠다.

과거에 여러 차례 낙방하는 좌절을 겪었지만 끝내 진사에 급제하였고, 이후에도 이부의 관리 선발 시험에

계속 실패하여 막부 생활을 거치며 관직에 나아갔다.

 

국자감 사문박사와 감찰어사에 임명된 뒤 관중 지방의 가뭄과 관련하여 재상을 비판하다가 양산현령으로 좌천.

이 시기에 학문에 힘쓰는 자세와 자신의 처지를 형상화한 「진학해」를 지었다.

이후 중앙 관직에 복귀하여 형부시랑에 이르렀으나, 헌종이 궁중에 불교를 맞아들이자 이를 강력히 비판.

다시 조주자사로 좌천되었다. 그는 조주에서 학교를 세우고 노비를 풀어 주는 등 교화를 통해 지방 행정을 바로잡았으며,

백성들에게 해를 끼치던 악어를 물리치는 내용을 담은 「제악어문」을 지어 조정의 위엄을 드러냈다.

말년에는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이부시랑에 올라 생을 마쳤다.

 

그는 문장은 반드시 도를 실어야 한다는 문이재도의 입장에서 유가 사상을 문장의 근본으로 삼았고,

맹자 이후 끊어진 도통을 계승한 인물임을 자부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유학의 도통을 밝힌 「원도」, 귀신관을 통해 유교적 질서를 설명한 「원귀」,

스승의 역할을 논한 「사설」, 인재의 불우한 현실을 말한 「송맹동야서」,

궁핍 속에서도 학문을 지키는 삶을 노래한 「송궁문」, 붓을 의인화하여 문인의 처지를 풍자한 「모영전」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사상·역사·문학론·서정과 서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 고문의 교본으로 평가된다.

 

=

14-2.韓愈-師說

 

조실부모 형수 정씨 손에 성장

당나라 황실 급격히 기울 무렵 각지의 절도사들은 황제의 명을 받지 않고

부자간에 절도사직 세습

유가의 경전을 읽으며 포부를 키워나감

-세도를 바로 잡고, 나라의 중흥을 이룩.

진사시에 3번 낙방, 이후 합격하나 이부의 관리전형에서 또 3번 낙방

막부를 통하여 벼슬 얻음(절도사 동진의 관찰추관)

국자감사문박사에 임명,감찰어사

*관중에 가뭄,당시 재상 이실을 규탄하다 양산현령으로 폄직

*배움에 나가는 길, 진학해 지음

형주시랑,관직이 열리나 싶었지만 헌종이 궁으로 부처의 사리를 모셔와 공양

*황제를 비난하는 표를 올림, 불교를 신봉하는 역대 황제들 비명횡사 주장.

**조주자사로 폄직

조주자사가 되어서 학교를 일으키고 노비를 풀어주는 등 교화로 직분충실

*민생에 해약끼치는 악어를 상대로 조정의 위엄(제악어문)

고문진보에 약30편의 작품이 전하고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원귀,송맹동야서,모영전,송궁문,사설, 원도 등이 있다.

 

=

한유(768~824) 자가 퇴지(退之)이며

남양(南陽-지금의 河南省 孟縣)사람. 조상이 창려(昌黎-지금 河北省 徐水縣)에 살았기 때문에 한유 스스로 창려한유(昌黎韓愈)라고 칭함. 후인들은 그를 한창려(韓昌黎)라고 한다.

 

한유는 3세에 부모를 잃고 형수 정씨(鄭氏)의 보살핌받음. 25세에 진사(進士)에 급제하여 29세에 관리생활을 시작하며 관직이 이부시랑(吏部侍郞)에 이름.

 

한유는 변려문(騈儷文)을 반대하고 고문운동을 주도. 그의 고문운동은 단순한 문체개혁운동이 아닌 사상개혁운동. 그는 진한(秦漢)이전의 문장으로 돌아가야 하며, 반드시 문장에는 유가(儒家)의 도가 실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

맹자이래로 단절되었던 유학의 도통(道統)을 계승한 사람이라고 자부

 

그 문장표현에 있어서 개성적인 표현을 추구. 또한 유가의 도를 선양한 것, 이치를 표현한 것, 옛 역사에 대한 견해를 쓴 것, 문학에 대한 주장, 서정적이면서 서사적인 글 등 문장의 내용이 다양하여 고문의 교본. 그는 시를 짓는데 있어서도 낡고 평범한 말을 피하고 독특하고 빼어난 표현만을 추구하고, 의식적으로 괴이하고 어색한 표현을 사용하여 험괴(險怪)한 풍격을 이룬다.

 

<사설>스승에 대한 해설이다.

 

古之學者 必有師(고지학자 필유사)

옛날 배우는 자들은

반드시 스승이 있었으니,

 

師者 所以傳道授業解惑也(사자 소이전도수업해혹야)

스승이란

도를 전하고 학업을 가르쳐 주고 의혹을 풀어주는 것이다.

 

人非生而知之者 孰能無惑(인비생이지지자 숙능무혹)

사람이 생이지지한 자가 아니면 그 누가 능히 의혹이 없겠는가.

 

惑而不從師 其爲惑也 終不解矣(혹이불종사 기위혹야 종불해의)

의혹이 있으면서 스승을 따라 배우지 않는다면

그 의혹은 끝내 풀리지 않을 것이다.

 

生乎吾前 其聞道也 固先乎吾 吾從而師之

(생호오전 기문도야고선호오 오종이사지)

나보다 앞에 태어나서 도를 들음이 진실로 나보다 먼저라면

내 따라서 그를 스승으로 삼을 것이요,

 

生乎吾後 其聞道也 亦先乎吾 吾從而師之

(생호오후 기문도야 역선호오 오종이사지)

나보다 뒤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도를 들음이 또한 나보다 먼저라면

내 따라서 그를 스승으로 삼을 것이다.

 

吾師道也 夫庸知其年之先後生於吾乎(오사도야 부용지기년지선후생어오호)

나는 도를 스승으로 삼으니, 그 나이가 나보다 먼저 태어나고 뒤에 태어남을 어찌 따지겠는가.

 

是故 無貴無賤 無長無少 道之所存 師之所存也

(시고 무귀무천 무장무소 도지소존 사지소존야)

이렇기 때문에 귀한 것도 없고 천한 것도 없으며,

나이의 장소(많고 적음)도 없고 도가 있는 곳은 스승이 있는 곳이다.

 

嗟乎 師道之不傳也 久矣 欲人之無惑也 難矣

(차호 사도지불전야 구의 욕인지무혹야 난의)

! 슬프다. 사도가 전해지지 못한지 오래되었으니

사람들이 의혹함이 없게 하고자 하나 어려운 것이다.

 

古之聖人 其出人也遠矣 猶且從師而問焉

(고지성인 기출인야원의 유차종사이문언)

옛날에 성인은 보통사람보다 뛰어남이 월등하였으나

오히려 스승을 좇아 물었는데,

 

今之衆人 其下聖人也 亦遠矣 而恥學於師

(금지중인 기하성인지역원의 이치학어사)

지금의 중인들은 성인보다 낮음이 또한 월등하나

스승에서 배우기를 부끄러워한다.

 

是故 聖益聖 愚益愚 聖人之所以爲聖(시고 성익성 우익우 성인지소이위성)

愚人之所以爲愚 其皆出於此乎(우인지소이위우 기개출어차호)

이 때문에 성인은 더욱 성스러워지고

어리석은 사람은 더욱 어리석어지니, 성인이 성인 되신 이유와

어리석은자 어리석은 이유는 그 모두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愛其子 擇師而敎之 於其身也(애기자 택사이교지 어기신야)

則恥師焉 惑矣(즉치사언 혹의)

그 자식을 사랑함에는 스승을 가려 가르치되, 자기 자신에 있어서는

스승삼기를 부끄러워하니 이는 미혹된 것다.

 

彼童子之師 授之書而習其句讀者也(피동자지사 수지서이습기구두자야)

非吾所謂傳其道解其惑者也(비오소위전기도해기혹자야)

저 아이의 스승은 책을 주어서 구두를 익히게 하는 자이니,

내가 말하는 도를 전하고 의혹을 풀어준다는 자는 아니다.

 

句讀之不知 惑之不解 或師焉 或不焉(구두지불지 혹지불해 혹사언 혹불언)

小學而大遺 吾未見其明也(소학이대유 오미견기명야)

구두를 알지 못함과 의혹을 풀지 못함에 혹은 스승삼고 혹은 스승삼지 아니하여 작은 것은 배우고 큰 것은 버리니, 나는 그 현명함를 보지 못하겠다.

 

巫醫樂師百工之人 不恥相師(무의락사백공지인 불치상사)

士大夫之族 曰師曰弟子云者 則群聚而笑之

(사대부지족 왈사왈제자운자 즉군취이소지)

무당과 의원, 악사와 백공의 사람들은 서로 스승삼기를 부끄러워 하지 않는데,

사대부의 집안들은 스승이라 하고 제자라고 말하면 여럿이 모여 비웃는다.

 

問之則曰 彼與彼 彼與彼年相似也(문지즉왈 피여피 피여피년상사야)

道相似也 位卑則足羞 官盛則近諛(도상사야 위비즉족수 관성즉근유)

그 이유를 물으면 곧 말하기를, “저와 저는 나이가 서로 비슷하고,

도가 서로 비슷하다 지위가 낮은데 스승삼으면 부끄러울 만하고

벼슬이 높은데 스승삼으면 아첨에 가깝다.”하니,

 

鳴乎(명호) ! 슬프다.

 

師道之不復 可知矣 巫醫百工之人 君子不齒

(사도지부복 가지의 무의백공지인 군자불치)

今其智乃反不能及 可怪也歟(금기지내반불능급 가괴야여)

사도를 회복하지 못함을 알 수 있겠다.

무당과 의원, 악사와 백공의 사람들은

군자들이 끼워주지 않으나 지혜가 마침내 도리어 그들에게 미치지 못하니

괴이한 일이다.

 

聖人 無常師(성인 무상사)

孔子師郯子萇弘師襄老聃(공자사담자장홍사양노담)

성인은 일정한 스승이 없다.공자께서는 담자, 주나라의 대부 장홍, 노나라의 악관 사양, 도가의 시조 노자을 스승 삼의셨으니,

 

郯子之徒 其賢 不及孔子(담자지도기현 불급공자)

孔子曰三人行則必有我師 (공자왈삼인행 즉필유아사)

담자의 무리는 그 어짊이 공자에 미치지 못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세 사람이 동행하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하셨으니

 

是故 弟子不必不如師 師不必賢於弟子(시고 제자불필불여사 사불필현어제자)

聞道有先後 術業有專攻 如是而已(문도유선후 술업유전공 여시이이)

이러므로 제자가 반드시 스승만 못한 것이 아니요, 스승이 반드시 제자보다나은 것이 아니다.

도를 들음에 선후가 있고, 술업에 전공이 있어서이니 이와 같을 뿐이다.

 

李氏子蟠 年十七 好古文(이씨자반 년십칠 호고문)

六藝經傳 皆通習之(육예경전 개통습지)

이씨의 아들 반이 나이 겨우 열 일곱에 고문을 좋아하여,

육예의 경전을 모두 통달하여 익혔는데

 

不拘於是 請學於余 余嘉其能行古道 作師說以貽之

(불구어시 청학어여 여가기능행고도 작사설이이지)

시속에 구애되지 않고 나에게 배우기를 청하였으므로, 나는 그가 능히 고도를 행함을 가상히 여겨 사설을 지어 주는 것이다.

 

3.原人-韓愈

原人者謂之天形於上者謂之人

形於下者謂之地

命於天者謂之性

命於地者謂之情

日月星辰皆天也

山川草木皆地也

曰星辰皆天也形於下者草木山川

曰山川草木皆地也形於上者日月星辰

人道亂而夷狄禽獸不亂

天道亂而日月星辰不得其行

地道亂而草木山川不得其平

日月星辰之主也

草木山川之主也

其情者日月星辰之主也

地者草木山川之主也

其爲主者主而暴之不得

故聖人之道一視而同仁

篤近而舉遠

 

 

원인자, 위지천 형어상자, 위지인

형어하자, 위지지

명어천자, 위지성

명어지자, 위지정

일월성신 개천야

산천초목 개지야

왈 성신개천야 형어하자 초목산천

왈 산천초목 개지야 형어상자 일월성신

인도란 이 이적금수 불란

천도란 이 일월성신 부득기행

지도란 이 초목산천 부득기평

일월성신 지 주야

초목산천 지 주야

기정자 일월성신 지 주야

지자 초목산천 지 주야

기위주자 주이폭지 부득

고 성인지도 일시이동인

독근이거원

 

사람의 근원을 말하자면,

위에 형상으로 드러난 것을 하늘이라 하고 그것을 인간이라 하며,

아래에 형상으로 드러난 것을 땅이라 한다.

하늘로부터 받은 것을 성()이라 하고,

땅으로부터 받은 것을 정()이라 한다.

해와 달과 별은 모두 하늘에 속하고,

산과 강과 풀과 나무는 모두 땅에 속한다.

별과 별자리는 하늘에 속하지만

아래에 형상으로 나타난 것은 풀과 나무와 산천이며,

산과 강과 풀과 나무는 땅에 속하지만

위에 형상으로 나타난 것은 해와 달과 별이다.

사람의 도리가 어지러우면

오랑캐와 짐승은 어지럽지 않고,

하늘의 도리가 어지러우면

해와 달과 별이 제자리를 따라 움직이지 못하며,

땅의 도리가 어지러우면

풀과 나무와 산천이 평형을 이루지 못한다.

해와 달과 별에는 그것을 주재하는 바가 있고,

풀과 나무와 산천에도 그것을 주재하는 바가 있다.

()은 해··별을 주재하는 것이며,

땅은 풀과 나무와 산천을 주재하는 것이다.

주재하는 자는

다스리되 포악하게 할 수 없으므로,

성인의 도는

모두를 한결같이 보고 같은 인()으로 대하며,

가까운 이를 두텁게 하여 먼 이들까지 포용한다.

 

() : 하늘로부터 받은 이성·도덕의 근원

() : 땅과 육체에서 비롯된 감정

인간의 문제는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도()가 어지러워서 생김

성인의 정치·윤리는 일시이동인(一視而同仁)’, 차별 없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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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는 〈원인〉에서 인간의 근원을 자연이 아니라 도덕 질서 속에서 규정한다. 그는 인간을 하늘과 땅의 질서가 만나는 존재로 보면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은 성(性)이라 하고 땅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정(情)이라 하였다. 성은 이성과 도덕의 근원으로서 질서를 이루는 힘이며, 정은 감정과 욕망으로서 통제되지 않으면 혼란을 낳는 요소이다. 한유는 해와 달과 별, 산과 강과 초목이 각기 질서를 지니고 움직이듯, 인간 사회 역시 도(道)에 의해 유지된다고 본다. 따라서 사회의 혼란은 자연이나 제도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도를 잃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는 인간의 도가 어지러울 때 오히려 짐승과 자연은 어지럽지 않다고 지적함으로써, 혼란의 책임을 전적으로 인간에게 돌린다. 이러한 인식 위에서 한유는 참된 통치와 윤리의 원리를 제시하는데, 그것이 바로 성인의 도이다. 성인의 도란 폭력이나 강제가 아닌 인(仁)에 기반한 통치로서,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바라보고 가까운 자로부터 먼 자까지 도덕적 배려를 확장하는 것이다. 결국 한유의 〈원인〉은 인간 사회의 질서 회복은 외적 통제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성을 바로 세우는 데서 출발해야 함을 강조한 글이라 할 수 있다.

 

1. 정치·행정 영역

현대 사회의 정치 불신과 사회 갈등은 제도의 미비보다 정치 주체의 도덕성 상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한유의 관점에 따르면 문제의 핵심은 제도 개혁 이전에 권력을 행사하는 인간이 성(性)을 잃었다는 데 있다. 따라서 법과 규칙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공직자의 윤리 의식과 공적 책임을 회복하는 것이 사회 안정의 출발점이 된다.

2. 경제·기업 문화

기업에서 발생하는 갑질, 불공정 거래, 환경 파괴 문제 역시 이윤이라는 정(情)에만 치우친 결과이다. 한유의 사상에 비추어 보면, 성에 기반한 경영이란 단기적 이익보다 사회 전체의 질서를 고려하는 것이다. ESG 경영이나 사회적 책임 경영은 바로 성을 회복하려는 현대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3. 교육 문제

오늘날 교육이 경쟁과 성과 중심으로 흐르면서 인간 형성의 본래 목적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정을 자극하는 교육이 성을 기르지 못한 사례이다. 한유의 논리에 따르면 교육은 지식 전달 이전에 인간의 도덕적 판단력과 공공성을 기르는 과정이어야 하며, 이것이 장기적으로 사회 질서를 안정시키는 길이다.

4. 사회 갈등과 혐오 문제

젠더, 세대, 계층 갈등이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한유가 말한 ‘일시이동인(一視而同仁)’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특정 집단만을 중심에 두고 타자를 배제하는 태도는 도의 붕괴를 초래한다. 성인의 도처럼 모든 사람을 동등한 인간으로 인식하고, 가까운 이해관계에서 출발해 연대의 범위를 확장할 때 갈등은 완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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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의 〈원인〉은 사회 혼란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도덕성 상실에서 찾고, 그 해결책으로 보편적 인에 기반한 질서 회복을 제시한 사상이다. 이는 오늘날 정치, 경제, 교육, 사회 갈등의 문제를 성찰하는 데에도 여전히 유효한 고전적 통찰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