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수필

객석의 관객으로 살고 싶다

벽암거사 2025. 6. 28. 21:09

인생은 한 편의 연극입니다. 극중에서 배우는 자기의 연기능력이나 경력, 외모 등에 따라 주연, 조연, 단역 배우로 각자 맡은 바 역할이 있습니다. 각자의 역할에 따라 주어진 대사를 암기 하고 어떻게 연기를 할까? 고민합니다. 그리고 연기가 끝나면 관객의 반응을 살펴야 합니다.

!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리 예술이라고 하지만 관객의 반응에 따라 자기의 밥그릇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관객의 성향은 까다롭습니다. 그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에서의 고통, 좌절 쓰라림 등등.

 

반면에 객석에 관객은 어떤가요?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서 공연이 마음에 들면 배우의 손짓 발짓 숨소리 하나까지 훔쳐가면서 몰입도 해보고 때로는 사랑하는 연인과 정담도 나누고 기쁘면 마음껏 웃고 슬프면 목 메이게 울고 감정의 표현을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재미는 그 뿐만 아닙니다.

둘이서 어깨 맞대고 기대어 팝콘도 먹고 새우깡도 씹으면서 한 통의 음료를 하나의 빨대로 번갈아 마십니다.

졸리면 잠자고 지루하면 극장 밖으로 나오면 그뿐입니다.

어느 누구로부터의 구속력이 없는 것입니다.

 

그냥 관망하여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요?

아침이 되면 일어나서 옷을 챙겨 일터로 나가야만 하고 저녁 해질 무렵에 일을 끝내면 때로는 업무와 관계된 사람들과 원하지 않는 술자리도 가져야 합니다. 세속의 얽매임을 훌훌 털고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요? 세파를 거친 두보가 이 태백에게 산에서 나물이나 캐면서 살자고 제안하는 대목에서 인간이 지향점이 어딘지를 생각해 봅니다.

그저 산이나 오르고 약초나 캐면서 배고프면 밥 먹고 피곤하면 잠자는 모습, 세속에 얽매인 사람은 무대 위의 배우입니다.

그것도 사회적 지위나 명에 돈벌이 정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주연급, 조연급 배우 아니면 단역배우입니다.

그 등급 매겨짐에 몸부림치면서 살아가야하는 인간군상들.

한 등급이라도 상향평가 되어야만 한 끼 배 두둑이 채울 수 있는 생활 구조에서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주인공도 방관자도 아닌 그 사이 어디쯤에서 두루두루 관조하면서 살아가는 삶은 어떤가요? 난 그저 객석의 관객이고 싶습니다.

 

-티끌 같은 세상의 인연 끊고 산중에 살며

때때로 산에 오르며 남음이 있으면 나물이나 캐면서-

 

'글쓰기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직드라마 ‘당신만이’-  (3) 2025.07.04
내 몸이 바로서야  (2) 2025.07.01
눈동자는 사람을 알아보는 거울  (3) 2025.06.30
성취  (4) 2025.06.28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  (1)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