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없이 길거리를 헤매는 거지가 언젠가 은 한 덩어리만 얻으면 가장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겠노라고 다짐을 했다. 어느 날 도시의 한 부자가 강아지를 잃어버려 ‘강아지를 찾아주는 사람에게 은 한 덩어리를 사례하겠다.’ 는 방을 붙였다. 거지는 운 좋게 강아지를 찾아서 부잣집의 대문 앞에 도착하자 사례금이 금 한 덩어리로 바뀌어 있었다. 얼씨구나! 사례금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날짜가 갈수록 사례금은 더욱 커져갔고 1주일이 지난 후 사례금이 금 1만 덩어리로 바뀌었다. 이제는 되었다 싶어 부잣집으로 찾아가려는 순간 강아지가 굶어 죽었다.
또 다른 정의를 찾아보자. 영국의 심리학자 캐롤 로스웰과 인생 상담사 코언은 더 구체적으로 행복을 산출하는 공식을 제시했다. 이들은 18년 동안 1천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80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5가지 상황을 고르게 실험했다. 그 결과 ‘행복은 인생관, 적응력, 유연성 등 개인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P(Personal)와 건강, 돈, 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e) 야망, 자존심, 기대 ,유머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 order) 등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요소 중에서도 생존조건인 E가 개인적 특성인 P보다 5배 더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인 H는 P보다 3배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행복지수를 P+(5*E)+(3*H)로 공식화 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개인적 특성을 기본으로 하고 생존조건을 강화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조건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다음은 필자의 행복에 대한 정의다. 한자어 행幸이라는 글자는 수갑모양이 변해서 된 글자이다. 몸이 얽매이지 않고 행동의 자유가 있으면 행복한 것이다. 그 지점을 행복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필자는 행복을 여유에서 찾고 싶다. 여餘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맛을 아는 상태이고, 유裕는 계절별로 옷을 바꿔 입고 멋을 아는 상태이다. 여유를 찾는데 먹고 입는 것이 충족되면 의식衣食이 해결되어 행복의 경지에 이른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의식을 넘어 집(주住)에서 찾으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직장에 취직해 집을 구입하려면 적어도 약 15년 걸린다고 한다. 여기에 집중하다보니 몸은 지치고 정신은 피폐해져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물질적 가치의 비중을 낮추고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찾아가면 된다. 한 인간으로서 행복이 이 지점이라면 공자가 지향했던 행복의 위치는 어디였을까?

“공자가 제자들과 깊은 산을 가던 중 여인이 통곡하는 것을 보았다. 제자 자로를 보내 우는 까닭을 묻자 여인은 ‘시아버지와 남편, 자식을 호랑이에게 잡아먹혀 잃었다’고 했다. 공자는 ‘산을 떠나 살면 될 것 아니냐’고 권했다. 그러자 여인은 ‘도시의 정치는 호랑이 보다 무섭기 때문에 이곳을 떠날 수 없다.’ 고 말했다. 공자는 제자들을 돌아보고 말했다. ‘단단히 기억해 두어라. 잘못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더 무섭다’ 는 사실을 ” <예기 단궁편>
| 태산에서 정치를 묻다7 |
공자는 호랑이에게 시아버지, 남편, 자식을 빼앗기고 울고 있는 여인에서 삶의 목표를 찾았다. 마을의 정치는 불안하여 마음 편히 손을 펴고 발을 뻗을 수 없기에 두려웠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출세와 영달을 위해서 살아가지만 공자는 무너진 가정의 복원을 시작으로 천하의 태평성대를 이루고자 하는 꿈을 구상했다. 그 모델이 바로 대동사회이다.
대동사회란 “어진 사람이 능한 사람을 뽑아서 신의를 익히고 친목을 도모하도록 가르쳤다. 그런 까닭에 사람마다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여기지 않고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았다. 늙은 사람은 자기 목숨을 마칠 곳이 있고 젊은 사람은 자기가 일 할 곳이 있었다. 홀아비와 과부, 부모가 없는 어린애나 병든 사람까지도 다 그들을 도와줄 곳이 있었다. 재물이 남아서 땅에 버릴지언정 자기 집에 그것을 간직해 두지 않았다. 힘이 모자라서 일을 못할망정 남에게 폐는 끼치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간사한 자가 생겨나지 않았고 남의 재물을 훔치거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가 생겨나지 않았다. 그래서 문이 있어도 잠그지 않고 열어 두었다.” <예기 예운편>
능력에 근거한 공정한 인사, 이웃과의 소통, 일자리 만들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으로 사람답게 살 만한 무릉도원이고 유토피아의 세계이다.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 공자는 자기 수양을 통하여 군자가 되고, 벼슬자리에 나아가서 내 가족을 넘어서 이웃으로 마을로 온 세상으로 온기가 퍼져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세상을 꿈꾸었다. 꿈을 펼치기 위해서 정치 지도자를 찾아다녔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후학을 양성하고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정립해 나갔다.
공자는 군자의 덕목으로 인仁을 강조했다. 인을 실천하는 에너지인 덕을 쌓고 예악을 완성하며 인간중심의 도가 확립된 정치를 하려고 했다. 그 역군인 군자가 배워서 성장하고 성숙된 모습으로 세상의 평화를 구현하도록 하는 것. 그 주최자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 개척해 나가는 것이며,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은 죽음 이후의 세계가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서 실현하고자 했다. 시간적으로 지금 이 순간, 공간적으로는 이 지점에서 행복을 누리는 희망의 설계도이다.
그는 허무맹랑한 공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마냥 좋은 스승도, 친구도 아니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적 기준에 어긋나면 가차 없이 사람을 내 치는 사리분별력 있는 지식인이었다. 때로는 비타협적으로 살아야만 악한 일에 가담하지 않는다<이인편4-6>고 보았다. 일례로, 제자 염유가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계씨의 축재를 돕자, 그는 우리 무리가 아니다. 북을 울려 공격해도 좋다<선진편11-16>고 했다. 친구 원양의 태도가 불량하자, 저 놈은 사회의 암적인 존재라며 지팡이로 정강이를 때렸다<헌문편14-44>고 기록되어 있다. 사랑의 베풂도 무한하고 넓은 사랑이 아니라 가까운 가족부터 이웃으로 확장해가는 차별적인 사랑을 주장했다.
논어가 2500여 년 동안 선배들에 의해 읽혀졌으니 뭔가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신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이 노력해서 세계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공자의 구상이다. 이제 논어가 전하는 메시지를 찾아 여행을 떠날 시간이다. 소를 우물까지 끌고 갈 수는 있다. 물을 마시고 아니고는 소의 의지이다. 논어를 읽는다고 해서 당장 통찰이나 안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성들여 읽다보면 생활의 자극제가 되어 정신근력을 튼튼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공자는 말한다. “하루 종일 배부르게 먹고 마음 쓸 곳이 없으면 곤란하다. 바둑과 장기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 그거라도 하는 것이 낫지” <양화편17-22>
제1부에서 논어의 핵심가치인 학, 군자, 인, 덕, 예악, 정치, 도에 대해서 알아보고 제2부는 논어의 태동배경과 이해를 돕기 위해 전설의 시대인 3황5제와 고대국가(하, 은, 주), 춘추5패, 노나라의 역사 등 중국의 고대사를 다루었다. 제3부는 공자의 생애를 청소년기, 장년기, 주유천하기, 노년기로 나누어 알아보고, 제4부는 10대 제자로 알려진 공문사과와 주요제자들에 대해서 알아본다.
'인문 고전 강의 > 논어 교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주공이 나라를 번성하게 하다 (7) | 2025.07.04 |
|---|---|
| 탕이 은(상)나라를 세우다 (5) | 2025.07.01 |
| 3황5제 시대 (2) | 2025.06.30 |
| 중국 고대사 (3) | 2025.06.30 |
| 들어가면서 (7) | 2025.06.24 |